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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ual Writings

당신으로 족합니다 _ 미셀 끄와(Michel Quoist)

by eistelos 2020. 3. 24.

당신으로 족합니다. 

 

_ 미셀 끄와 (Michel Quoist), 프랑스의 신부, 작가

 

 

주여 당신 앞에 있기만 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내 육신의 눈을 감고, 

내 마음의 눈도 감고, 

조용히 잠자코 

나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신 당신께 나 자신을 드러내 놓고

영원히 현존해 계시는 주님 앞에 있는 것만으로 족합니다. 

주여, 무언가 느끼지 못해도 

무언가를 보지 못해도

무언가를 듣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모든 생각이 날아가 텅 비어 있어도 

모든 형상이 뭉개져도 

나는 칠흑 같은 어둠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보소서 주여, 나는 

어떤 방해도 없는 신앙의 고요 속에서 

지금 당신을 만나기 위해

당신 앞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주여, 

나는 혼자가 아닙니다. 

이미 홀로 있을 수가 없습니다. 

주여, 나는 무리 중의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내 안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들과 만났으며

그들은 내 안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나를 번민케 하고 나를 괴롭힙니다. 

주여, 그래도 나는 그들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어

그들 마음대로 먹고 쉬게 하였습니다. 

나 주님 앞에 나아갈 때 그들과 함께 나아가고

나 주님 앞에 자신을 드러내 보일 때 

그들도 함께 당신께 드러내 보이겠습니다. 

나는 여기에, 그들도 여기에

주여, 당신 앞에 이렇게 서 있습니다. 

 

 

 

 

 

<사귐의 기도를 위한 기도선집>      38,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