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성숙반에 함께 읽고 있는 <소그룹 영성훈련>에서 렉치오 디비나에 대한 내용이 있어 함께 나눕니다.
대학에 들어가 가장 먼저 선택한 활동들 중 하나가 바로 매주 하는 성경공부였다. 그때 공부했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이제 기억나지 않지만, 그 방식은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있다. 먼저 말씀 안에 있는 사실들을 살펴보았고, 그런 후에는 그 사실들을 해석하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렇게 알아 낸 모든 정보들을 내 삶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다. 대학 시절의 성경공부는 참으로 풍요로운 경험이었다. 그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 이후로 나는 성경을 읽고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대학에서 나는 하나님과 예수님, 그리고 신앙의 삶에 대해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모으기 위해 성경을 읽었다. 이 방법이 그때는 내게 효과적이었다. 나이 어린 신자로서 나는 구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필요했따. 하지만 신앙의 여정을 계속해 가는 과정에서 나는 하나님에 관한 정보 창고를 늘이는 것이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심화시키는 것과 반드시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08)
로버트 멀홀랜드는 그의 저서 <거룩한 독서>에서 우리는 종종 정보 수집가 같은 자세로 성경을 읽는다고 말했다. 이런 자세의 성경 읽기는 선형적이고 분석적이다. "우리는 우리가 성경의 주인이 되려 한다. 성경을 통달하고 섭렵하여 우리의 통제 아래 두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우리가 형성되기 위한 성경 읽기는 "성경이 우리의 주인이 되도록 허용한다." 멀홀랜드의 견해는 수년간에 걸친 나의 성경읽기 경험과도 상응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성경 암송 프로그램이나 대학 때의 성경공부 같은 기회를 통해 나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더 많은 것을 갈구하고 있었다.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은혜로 변화되기를 바랐다. 이 갈급함 속에서 나는 새로운 방법으로 성경을 경험하도록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서 깊은 성경 읽기 방법 가운데, 라틴어로 '거룩한 독서, 영적 독서'라는 의미의 '렉시오 디비나'가 있다. 렉시오 디비나는 성경을 매우 천천히 읽는 방법이다. 대개 다음의 순서로 구성된다.
1. 1-2분 정도의 침묵으로 시작한다. 깊게 오흡을 들이마시고 자기만의 아집을 버리고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영에 기꺼이 귀 기울이겠다고 다짐한다. (준비)
2. 해당 구절을 읽는다. 다시 읽는다. 소리를 내어 또다시 읽는다. 그리고 잠잠히 묵상한다. (Lectio)
("읽는 속도를 더 늦추면 늦출수록 뭔가 기대치 않았던 것을 포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_마이클 케이시)
3. 읽은 구절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생각해 본다. 마치 그 구절을 처음 대한 것처럼 읽은 내용이 하고자 하는 말을 들으려 노력한다. 어떤 단어, 절, 혹은 아이디어가 당신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지 유심히 살핀다. 그 단어나 아이디어를 마음에 두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거듭해서 생각해 본다. (Meditatio)
4. 그 단어, 절, 혹은 아이디어에 대해 하나님과 대화한다. 당신이 그 말씀들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그것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하나님께 고백한다. 그 말씀들이 지금 이 순간 삶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 하며 하나님 앞에 마음을 쏟아 놓는다. (Meditatio)
5. 하나님 앞에서 다시 조용히 기다린다. 그 단어나 절, 혹은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에 귀를 기울인다.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가 어떤 진리를 받아들이도록 권면하시는지, 또는 어떤 변화를 경험하기를 바라시는지를 살핀다. (Oratio)
6. 묵상을 마무리하며 일상 속에서 그 말씀에 응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본다. (Actio)
_엘리스 프라일링, <소그룹 영성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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